문득 생각
할매입맛
문득이의 바람
2022. 2. 8. 01:49
쑥, 흑임자, 단호박...
이전에는 단 것 위주로 음식을 찾다가 흔히 '할매입맛'으로 입맛이 바뀌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대학교 입학하고 자취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쑥을 찾고 콩을 찾아 나서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근데 정작 내가 변하니, 할매입맛으로 취향이 변한 사람들 중 일부는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전에는 굳이 먹으려 하지 않아도 챙겨주고 권해줬던 사람들이 있었다. 안 먹으면 그만이고, 먹기 싫다고 투정 부리면 그만이었던 음식에는 그 사람들의 애정이 담겨져 있었다.
더이상 스스로 찾지 않으면 먹지 못할 그 음식을 보며 무의식중에 편식 때문에 티격태격했던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다. 그 기억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아주 짧은 순간일지라도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강렬히 받는다.
있다가 없으면 그리움이 생기는 것처럼 사실 우리 모두는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는 것을 동경하고 그리워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