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

감각이 먼저냐, 가치가 먼저냐

문득이의 바람 2022. 2. 13. 12:58

1) 감각 기반의 가치
장애인이나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상황은 불편함, 분노, 슬픔을 촉발해서 평등의 가치를 요구하게 만든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의 종류와 강도는 자신이 차별받는 입장인지 제3자의 입장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차별적 행동이나 언어가 없는 평등한 상황에서는 특정한 감정이 발생하는 것 같지 않다. 그 상황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기보다 아예 상황 자체를 인지하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황은 인지로, 인지는 감각 및 감정으로, 감정은 가치추구를 촉발하는 식의 단계가 형성된다.

2) 가치 기반의 감각
만약 가치에 기반한다면 어떤 상황이든 감각의 종류와 상관없이 감각의 강도는 같아야 할 것이다. 가치는 개인의 정신체계를 형성하는 기반으로서, 가치의 중요도는 상황에 무관하게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차별당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분노의 강도, 3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무안함이나 죄책감의 강도, 평등한 상황에서 느끼는 행복의 강도가 같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적으로 모든 상황에서의 감각정도는 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3) 결론
즉, 가치 기반의 감각은 감각의 이유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감정의 사후원인을 찾는 과정으로서 자신의 감정을 정당화해나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추구하는 가치'보다는 '추구해야 하는 가치'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황에 있어 감각이 선행되고 그에 따른 가치가 촉발됨으로써(감각 기반의 가치), 추구하는 가치의 원인은 자신의 경험과 당시의 감각 및 감정에 있다. 결론적으로, 가치가 근원이 아니라 감각자체가 근원이자 해답이 되는 것이다.

4) 추가
기회주의는 상황의 인지로부터 감정이 아닌 계산적 사고로 이어지는 특징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