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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

작심삼일

by 문득이의 바람 2022. 7. 26.

작심삼일로 아침에 버피 100개를 실행에 옮겼다. 생각만 했을 때는 꽤나 쉬워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20번을 연속으로 하기에도 많이 벅찼다. 그래도 3일만 버티자는 심정으로 했는데 마지막날 문득 느낀 바가 있었다.

온 힘을 다해 땡기는 허벅지를 부여잡고 일어났을 때 갑자기 인생의 진리를 깨우쳐 버린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는 일어나려면 앉아야 한다.

불을 키기 위해서는 그 전에 불을 끄는 단계가 필요하고, 다른 색을 칠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원래 있던 색을 지워야 한다. 자동차는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도 빨간불에 멈춰야 그 다음의 초록불에 달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앉아야 한다. 고진감래, 말 그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파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되자 문득 살면서 아프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오더라도 너무 크게 의미 부여하거나 자기연민에 빠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담담히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아픈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지금이 앉고 일어서는 단계라면 언젠간 다 일어서서 편히 '휴우'하고 있겠지 하고 말이다.

담담함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체념과는 비슷한 듯 다르다. 담담함은 현실을 받아들이지만 그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잔잔한 기대가 숨겨져 있다. 너무 들뜨거나 아무런 희망조차 없는 마음이 아닌 딱 그 중간의 단계.

현재 나에게 부족한 점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자발적인 의지에 따라 선택한 결과라 할지라도 약간의 아쉬움이 생기면 그 선택을 무마하거나 모든 자원을 낭비하면서까지 모든 것을 가지려 한다.

그래서 요즘의 고민은 크게 두가지이다. 어떻게 하면 담담하고 잔잔하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이룰 수 없음을 깨닫고 욕구를 참으며 절제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오래 가는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올해의 소원이 있다면 하루빨리 그 방법을 찾아 온전히 현재의 나를 받아들이고 미래의 나에 잔잔한 기대를 하며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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